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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연극

마당세실극장 「우자! 알버트」

by musesai(뮤즈아이) 202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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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궁과 정동 성공회성당 사이에 위치한 마당세실극장, 지금은 국립정동극장 세실극장은 서울시 미래우산으로 국립정동극장에서 세실극장의 운영을 맡아 연극, 뮤지컬, 전통예술, 무용 4개의 장르를 중심으로 작품을 개발하고 창작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는 우표 시트 한 세트를 마당세실극장으로보내면 공연 관림 티켓 10매를 보내주었답니다. 우표 시트 한 세트를 보내면 10편의 연극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마당세실극장에서 관람했던 연극 가운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작품이 <우자! 알버트>입니다. 지금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최정우와 이도경 두 배우님이 열연을 했던 작품입니다. 연극 <우자! 알버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헤이트(인종차별) 정책을 배경으로 한 풍자적인 블랙코미디입니다. 아파르헤이트 시대의 남아공을 배경으로 인종차별과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작품을 많이 쓴 바니 사이먼 작의 희곡으로, 흑인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투쟁을 두 명의 배우가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풍자적으로 그려냅니다. <우자! 알버트>는 여러 짧은 에피소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연극입니다. 극 중, 봉기니와 펄시 두 인물이 이 에피소들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때로는 죄수와 간수로, 때로는 백인과 흑인으로 등장하며 남아공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냅니다.  지옥같은 현실을 견디던 남아공에 그토록 기다리던 구세주 예수가 재림을 했지만 권력이 예수를 죽인다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경칠에 쫓기던 벽돌공장 직공이 무덤에 묻힌 흑인 민권운동가 알버르를 향해 "우자! 알버트!"라고 외치면서 연극은 막을 내립니다. '우자'는 '일어나라'라는 뜻으로 '일어나라! 알버트!"라는 외침은 집단적 증오와 편견, 무력과 광기가 지배하는 사회, 불평등과 차별 속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깨우는 외침이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희망의 외침입니다.

  이 연극은 단순히 아파르트헤이트의 비극적인 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봉기니와 펄시, 최정우 배우와 이도경 배우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다양한 상황을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우자! 알버트>는 1985년 한국에서 초연된 이래, 당시 한국의 상황을 남아공의 상황에 빗대어 신랄하게 고발하고 풍자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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